[현장스케치] 2019년 유엔 SDGs 점검목표 관련 국내 주요 정책 및 이슈 현황 세미나
작성 | 정예름 아시아발전연대(ADA) 간사
매년 7월 뉴욕 유엔 본부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에 대한 각국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고위급정치포럼 (High Level Political Forum, 이하 HLPF) 이 개최된다. 2015년 SDGs 채택 이후 4년째를 맞이하는 2019년은 SDGs 6가지 세부목표 (4번 양질의 교육, 8번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성장, 10번 불평등 감소, 13번 기후 변화 대응, 16번 정의· 평화· 효과적인 제도, 17번 글로벌 파트너십)에 대한 점검과 함께 SDGs 이행 체계 전반에 대한 유엔 총회 차원에서의 종합적 검토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에 2017년 국내·외 SDGs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한국 시민사회의 참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발족된 SDGs시민넷은 12월 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2019년 유엔 SDGs 점검 목표 관련 주요 정책 및 이슈 현황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교육, 경제, 불평등, 기후 변화, 평화 및 제도 등에 대한 우리나라 SDGs 이행체계의 한계와 과제를 살펴본 이번 세미나는 포용적인 시민참여 측면에서의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되었다. 내년도 HLPF 점검 주제에 대한 국내·외 주요 정책 및 이슈를 공유하고 학습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에 기반한 강의와 토론이 이어졌다. 주요 세션은 ▲기후변화대응과 형평성을 위한 경제 체제의 변화 (SDG 8, 10, 13), ▲ 지속가능발전 이행을 위한 전제 조건: 평화, 교육, 참여 거버넌스 (SDG 4, 16, 17), ▲ 포용적인 시민 참여 측면에서 국내외 SDGs 이행체계의 혁신성과 실효성, 그리고 시민사회운동 과제로 구성되었다.
¢ 기후변화대응과 형평성을 위한 경제체제의 변화
첫 번째 세션에서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김종호 선임연구위원이 지속가능한발전 측면에서의 SDGs 의미와 한국경제체계에서의 지속가능한발전에 대해 발표하였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산업화를 통해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인간의 활동이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생태발자국’이 생태계 재생 능력이라 할 수 있는 ‘생태용량’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또한 대한민국은 이상기온과 기후변화 문제를 겪고 있으며, 에너지 소외계층에 대한 접근성 개선과 함께 자연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경제 시스템 마련에 대한 고민이 시급한 상황이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이일청 유엔사회개발연구소 (UNRISD) 선임연구조정관은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지역화를 위한 이행 수단으로서 사회적연대경제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SSE)를 소개하였다. 한국의 경우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공동체 붕괴, 양극화, 사회적 빈곤 등의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써 이윤 극대화가 아닌 공동체의 연대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연제경제를 제시한 것이다.
첫 번째 세션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의 최재민 활동가는 SDGs 세부목표 중 10번 ‘불평등 감소’와 관련하여 현재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이 처한 문제를 고용·이동·주거와 연계하여 소개했다. 그는 장애인거주시설 내 장애인들에게 발생하는 각종 인권 침해 문제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정부의 탈시설정책에 대한 의지는 소극적이라며, 이는 시설 내 장애인의 시민권이 인정되는 않는다는 점에서 SDGs의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정신에 어긋난 것임을 지적했다.
¢ 지속가능발전 이행을 위한 전제 조건: 평화, 교육, 참여 거버넌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제현수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 이사의 사회로 SDG 16번 목표와 4번 목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피스모모 최하늬 팀장은 2017년 우리나라의 국방 예산의 경우 총 392억 달러로 세계 10위를 기록하였으며, 2018년 한반도에 부는 평화 프로세스에도 불구하고 2018년과 2019년 국방 예산은 중가 추세에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의 경우 폭력을 ‘소극적’ 평화의 관점으로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배움과 교육에 대한 언급이 부재하다고 꼬집었다.
※ 「세계군사비지출동향보고서」,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SIPRI)
교육연대체 씨앗의 공동대표인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는 SDG 4번 목표의 국내 이행을 위해서는 한국 사회의 교육 환경과 특성에 기반한 세부 목표 설정과 지표의 측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이라는 측면에서 기회의 평등뿐만 아니라 질의 평등을 아우르는 포용적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 번째 발제를 맡은 김광원 수원참여예산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참여행정 거버넌스 사례를 참여예산을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참여예산이란 주민들이 예산 편성에 직접 참여하는 예산자치로써, SDG 16번 목표가 강조하는 투명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주민참여예산제가 주민들의 ‘참여’가 아닌 소수의 위원들을 중심으로 행정의 효율성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이에 김광원 운영위원은 일부 위원회 소수가 아닌 일반 주민들에게 결정권한을 개방하고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포용적 시민참여 측면에서 국내외 SDGs 이행체계의 혁신성과 실효성 그리고 시민사회운동 과제
제3세션에서는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의 사회로, 올해 환경부가 추진한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 수립 과정에서 시민사회 참여체계 운영 현황을 공유하고, 다양한 시민운동단체들의 정부와의 정책 협의 경험들에 대해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윤경효 SDGs시민넷 사무국장은 환경부가 K-SDGs 수립 과정에서 운영한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체계에 SDGs시민넷 회원단체, 풀뿌리단체 등 15개 그룹의 98개 단체들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참여자들의 적절하고 대표성있는 의사결정을 위해 기본적으로 필요한 적절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때에 제공하지 않아, 사실상 유의미한 참여를 하기 어려웠던 상황을 보고했다. 또한, K-SDGs 수립 과정에 참여한 시민사회그룹들 사이에서 참여과정에 대한 문제인식이 높아져, 결국, SDGs시민넷 차원에서 10/30(화) K-SDGs 참여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K-SDGs 내용의 전면 수정과 참여체계의 개선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나, 정부는 K-SDGs의 수정보완 계획없이 2018년 연내 확정을 기정사실화한 경과상황을 공유했다.
이후, 청중토론을 통해 환경부의 K-SDGs 수립과정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중앙부처와 지방정부들 역시 시민사회를 협의 '파트너'가 아닌 의견수렴 '대상'으로 간주하는 현장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SDGs정책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정책 의사결정과정이 개선되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인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파악했다.
한편, 시민사회그룹의 이슈 통합 역량이 여전히 부족해 정부를 견인하기 어렵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었으며, 시민사회의 통합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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