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SDGs, 지난 4년간 큰 진전없어...9월 SDGs 정상회의 이후 유엔 SDGs 이행점검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 추진 예정
지난 7/9~7/18, 10일 동안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 점검을 위한 고위급 정치포럼(HLPF: High-Level Political Forum)이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에서 개최되었다.
올해는 “시민 역량강화와 포용성 및 형평성 보장”을 대주제로 하여, 교육(SDG 4), 경제성장 및 일자리(SDG 8), 불평등 감소(SDG 10), 기후변화대응(SDG 13), 평화와 제도(SDG 16), 글로벌 파트너십(SDG 17) 등 6개 목표에 대한 이행 현황과 이슈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이 이뤄졌다.
다만, 올해 고위급 정치포럼에서는 지난 4년 동안의 전반적인 이행 성과와 유엔의 이행점검체계에 대한 검토도 추가로 이루어졌는데, 이는 매 4년 마다 유엔 총회에서 이행성과와 이행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한다는 시스템에 따른 것으로, 2019 HLPF 논의결과는 유엔 총회 기간 중 열리는 ‘SDGs 정상회의(9/24~9/25)’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SDGs 이행, 아직 시작도 못해...유엔 사무총장, 각국의 적극적인 추진 호소
2019 HLPF 논의 결과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여전히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절대적 빈곤에 처해있고, 불평등은 증대하고 있다. 여성과 아동도 여전히 무시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 등 실존적인 위협이 모든 진전들을 무색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민역량강화와 포용성과 관련하여, SDGs를 이행하는데 청소년, 여성, 원주민, 장애인 등 사회 소수자들을 “대신”하는 것이 아닌 이들과 “함께”한다는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크게 지적되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 세계가 아직 시작도 못했으며, 반드시 한 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제 남은 10년 동안 각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SDGs 이행을 추진해 줄 것을 호소했다.
미투 운동, 청소년 기후 파업 등 청소년이 이행 주체로서 부상
지난 4년 동안의 SDGs 이행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미투 운동, 청소년 기후 파업 등을 통해 더 이상 변두리에 있지 않고, 핵심 주체로써 크게 부상했다. HLPF 각료급 회의 개회식에서 청소년 대표가 모두발언을 했을 뿐만 아니라 국가보고서를 제출한 몇몇 국가의 경우, 국가대표단에 청소년을 대표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전 세계적인 청소년 기후 파업 운동을 바탕으로, 오는 9/23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대응해 9/17 청소년 기후 파업 캠페인과 9/21 청소년 기후정상회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SDGs 이행 재원 조달 문제, 혁신적인 시민참여 공간 마련, 신기술과 인구변화 문제 주요하게 다뤄져
개도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가 줄어들고, 국가들의 경제성장이 들쑥날쑥한데다, 무역질서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많은 국가들이 SDGs 이행에 필요한 재원 조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재원조달 방안으로, 부정부패와 불법자금유통을 줄이고 다국적 기업에 대한 국가 및 국제 조세제도 개선이 제안되었는데, 특히, 국제 조세와 관련하여 유엔 산하에 국제조세기구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었다.
시민사회의 경우, 계속해서 시민참여공간의 혁신적인 개선을 요구해 왔는데, 특히, ‘시민 생산 데이터’, ‘국가보고서 대응 시민사회 보고서(Shadow report)’ 수용이 제기되었다.
한편, SDGs 달성과 관련하여,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디지털 혁명, 로봇, AI 등 신기술과 인구변화가 새롭게 다뤄져야 할 이슈로 제기되었다. 신기술이나 인구변화가 획기적인 경제성장을 이끌 수도 있지만 불평등과 배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 G7 및 G20 회의에서는 이미 디지털, 로봇 기술 등 새로운 기술산업시대에 따른 경제적 이슈를 주요하게 다루기 시작했고, 시민사회에서도 학계를 중심으로 신기술로 인한 정치, 사회, 환경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2019년까지 유엔 회원국의 74.6%가 ‘자발적 국가보고서(VNR: Voluntary National Review)’ 제출해 유엔 중심 다자협력체제에 대한 국제적 지지 여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미국이 기후변화협약과 유네스코에서 탈퇴하고, 미국 등 강대국 중심의 유엔의 정치적 행보로 인한 유엔 무용론 등 그동안 국제정치에서 유엔 중심의 다자간 협력체제가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하고 중국, 러시아,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을 포함해 2019년까지 144개 회원국(74.6%)이 자발적 국가보고서(VNR)를 제출하는 등 아직까지는 유엔 중심 다자협력체제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2016년을 시작으로 매년 VNR 제출 국가가 증가했으며, 내용도 점점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까지 제출 국가들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유럽·중앙아시아·북미 지역이 48개국으로 가장 많고, 아프리카 36개국, 아시아 태평양 33개국, 남미 및 캐러비안 25개국, 중동 16개국으로 조사되었다. 이중 2회 이상 VNR을 제출하는 국가는 총 14개국으로, 남미 국가들이 특히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지속가능발전 2030의제>(2015)에 따르면, 국가별 SDGs 이행 현황 보고서인 VNR은 2030년까지 15년 동안 최소 2회 이상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회원국의 SDGs 이행 의무를 강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써, VNR 작성 시 이해관계자 포용성과 참여를 기반으로 이행성과뿐만 아니라 장애점과 교훈을 명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경우, 2016년 이미 1회 제출하였으며, 북한은 2020년 제출할 예정이다.
SDGs 달성 이행점검 체계로써 VNR이 유용하다는 평가 높아
유엔 경제사회국(UN DESA)의 여론조사 및 HLPF 참가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VNR에 대해 SDGs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우선 과제를 규명하며, SDGs 이행을 위한 제도적 역량을 강화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파트너십을 촉진하고,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강화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2016년 VNR을 제출한 독일의 경우, VNR 제출 이후 여러 차례의 이해관계자 자문회의와 상호검토(Peer review)를 통해 국가 지속가능발전 전략을 다시 수정하기로 결정하는 등 VNR을 통해 국가 이행 및 점검체계를 보완하는 사례를 보여주었다.
HLPF의 주요 개선점으로 ‘지역별 SDGs 이행점검체계 강화’, ‘목표간 통합적 접근에 초점’, ‘정치적 지침으로써 각료급 선언문 작성’이 제시
HLPF 참가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HLPF 체계가 적절히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개선사항으로는 지역별 이행점검체계와 논의의 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 목표들간 상호 연계에 초점을 맞출 것, 현재 HLPF 각료급 선언문이 포럼 개최 전 사전회의를 통해 일반적인 수준의 내용을 언급하는 것으로 그치고 있는데, 당해년도 HLPF에서 논의한 내용을 반영한 선언문을 작성해 이행을 촉진하는 보다 정밀한 정치적 지침으로 역할 할 것을 주문했다.
SDGs 정상회의 선언문,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디지털 혁신’을 강조
오는 9/24~9/25 열릴 예정인 ‘SDGs 정상회의’의 정치적 선언문을 위한 정부간 최종 합의문이 지난 7/2일 발표되었다. 이변이 없는 한 9/24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공식 채택될 예정이다.
선언문에서는 각 국 정부가 시급하게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의제로 10가지를 천명했는데, 특히, 최근 국제 경제·산업계의 주요 화두인 ‘디지털 경제’ 이슈를 반영한 것이 인상적이다.
※ SDGs 정상회의 정치적 선언문 10대 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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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시민사회, 유엔 SDGs 의사결정과정에 기업의 입김이 강화되는 것에 우려 표명
국제 시민사회는 ‘SDGs 정상회의’의 파트너십 회의로써 ‘SDGs 비즈니스포럼’이 개최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SDGs 비즈니스포럼은 최근 유엔과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이 체결한 양해각서(MOU)에 따른 것으로, 양해각서에 따르면, 양 기관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글로벌 회의에 대한 상호 접근성 보장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특히, 유엔 지역사무소 및 UNEP, UNDP 등 유엔 전문기구에도 WEF 회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발전 의제에 대한 기업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예로 글로벌 거버넌스 전문가인 해리스 글렉만은 유엔의 SDGs 의사결정과정에 WEF가 관여하게 되면, 지역 기반의 중소기업에 우호적인 국가조달기준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으며, SDGs 이행에 유엔이 기업과의 파트너십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을 비판하고 있다. WEF는 ‘기후정상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반면, ‘시민사회 SDGs 포럼’(9/24)의 경우, 유엔은 행사 한 달 전인 8/22에야 개최 공지를 하면서, 이 행사를 ‘SDGs 정상회의의 부수적인 이해관계자를 위한 헌정 공간’으로 묘사했다. 9월 24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유엔본부 회의장에서 3시간동안 열릴 예정인 시민사회 SDGs 포럼에서는 부채 메커니즘에서부터 조세정의, 불평등을 낳고 있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등 2019 HLPF에서 제기된 이슈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 글: 윤경효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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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Global Policy Watch, 2019, UN Monitor #6, 28 August 2019
IISD, 2019, Earth Negotiation Bulletin-HLPF 2019 Final, Vol. 33 No.55, 22 July 2019
UN, 2019, Political Declaration of the SDG Summit, Final agreed draft, 2 Jul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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