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道주의적 경쟁이 되는 SDGs 포럼을 기대하며
글 / 박기연 한국로하스협회 이사
지난 10월14-15 양일간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동북아SDGS 포럼에 참석했다. 한국로하스협회는 2008년 설립 후 10년간의 국내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폭넓은 네트워킹을 통해 활동의 연대를 넓히고자 2018년 UN경제사회이사회 협의지위를 부여받았다. 이후 UN회의는 처음 참석이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특히 올해는 SDGs의 국가간 이행상황을 점검하는 4년만에 열린 첫 회의가 9월 UN본부에서 있었고,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툰베리의 SDG #13 Climate action에 대한 미국의 다자주의 지지 철회와 공약은 남발하면서도 실질적인 행동은 하지 않는 세계지도자들에게 일침을 놓은 연설에 대한 여운이 채 가시지 않았기에 설렘이 더 컸던 것 같다.
또한 UN 역시 강대국에 의한 힘의 논리에 영향을 받는 조직이지만 bottom up방식의 접근이 열려있는 구조라 생각했기에 어떻게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수렴되는지에 대한 호기심도 한몫했다. 하지만 여전히 관주도적이고 대기업주도적인 느낌은 역시 UN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지만 국민을 대하는 방식은 여전히 통계로 표현된다. 숫자로 표현되는 목표와 성과 속에 동북아의 SDGs 이행상황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속에 정작 중요한 ‘사람(Human)’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하기에 한국장애포럼에서 진행한 스페셜 세션-현장에서의 처절한 투쟁을 통해 획득한 장애인권에 대한 활동 공유-은 탁상공론에 그치고 마는 행정중심의 정책에서 시민사회에서 스스로 획득한 ‘인간다운 삶’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는다.(Leave no one behind)’라는 근사한 캐치플레이즈 속에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켜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그 역할을 시민사회가 한다는 점이 숫자와 통계 속에 매몰된 메마른 들판에 핀 순박한 코스모스와 같았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에 참여한 시민사회네트워크가가 성명서를 통해 포럼의 공식 어젠다로써 시민사회의 스페셜 세션을 만들고 동북아시민사회 포럼을 주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한 부분은 매우 공감이 된다. SDGs포럼이 국가간 人道주의적 경쟁의 장이 되길 기대해보고 싶고, 시민사회가 그 주도권을 갖고 가야하지 않을까 한다.
기후행동에 관한 활동을 주로 해온 (사)한국로하스협회는 Hamza Ali Mlik가 발표한 ‘Financing to support 2030 Agenda'에서 동북아에서 후퇴하고 있다고 강조한 두 가지 SDGs #11(Sustainable cities and communities), #13(Sustainable cities and communities)가 눈에 확 들어왔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산화탄소 배출 상위에 랭킹된 중국 러시아 일본 대한민국이 어떻게 저탄소사화로의 획기적인 전환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들을 수가 없었다는 점과 break-out session 에서조차 논의가 충분히 되지 않았다는 점이 매우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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