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ving no one behind
- UN North-East Multistakeholder Forum on SDGs(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에 관한 동북아 다중이해관계자 포럼, 15-16 October 2019, Vladivostok, Russian Federation)을 다녀와서
한준현
PTCoop 사업총괄부장/KFTO(한국공정무역협의회)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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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 러시아에서 개최된 3회 동북아 6개국 포럼에 한국공정무역협의회(KFTO; Korea Fair Trade Organization, 이하 ‘한공협’)를 대표하여 참석하게 된 점 우선 감사 드립니다. UN ESCAP에서 하부지역별 포럼(Sub-regional forum)을 동북아 6개국과 함께 개최한 것이 이번으로 세 번째라고 들었습니다. 한국 시민사회 SDGs 네트워크(이하 ‘시민넷’)의 회원단체이기도 한 한공협 차원에서는 2017년 중국과 작년 몽골에서 개최된 포럼에는 참여하지 못하였으나, 이번에는 CSOs(시민사회단체) 외 민간영역(Private sectors)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로 그 참여기회를 넓힌다는 본연의 취지에 부합하여 한국의 공정무역(Fair Trade)을 대표로 하여 한공협이 참석한 것이 무엇보다도 뜻 깊다고 봅니다. 다만 UN 산하 기관이 개최한 공식 이해관계자 포럼에 처음 참가하다 보니 몇 가지 아쉬운 점과 기대와 달랐던 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부족하나마 간략하게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날(월요일)
비행기가 지연출발 하여 저녁 7시 반쯤에 공항에 도착했는데, 픽업할 분이 Welcome sign을 들고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없어서 좀 당황했었습니다. 한국 8명, 일본 6명, 중국(홍콩) 2명해서 총 16명이 약 1시간 가까이 기다리다 다행이 주최측과 연락이 닿아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피스모모 문아영대표가 애를 많이 쓰셨습니다. 근데 늦게 호텔에 도착하다 보니 포럼 등록하고 체크인 하다보니 밤 10시가 넘어서 식당 등도 다 문을 닫아 공복의 첫날 밤을 보냈습니다.
둘째날(화요일)
공식적인 포럼 첫날, 아침은 숙소에서 약 800~900미터 떨어진 A동 Panoramic hall(12층, 이날 점심과 저녁도 여기서)에서 가볍게 하고, 9시부터 시작하는 행사장인 B동 Marine hall(5층) 대회의실로 입장했습니다. 오전 세션은 동아시아/북동아시아의 2030 Agenda 실천에 대한 리뷰를 주제로 하여 UN ESCAP(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에서 간략히 직전에 열린 UN HLPF(고위급 정치포럼)와 SDG Summit(정상회담)의 주요한 내용을 하부지역(Sub-region) 관련하여 간략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전반적인 이행정도는 동북아지역의 지표가 나쁘지 않았으나 CO2(이산화탄소) 배출관련 지표는 국가별 총량(중국)이든 1인당 배출량(한국)이든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였습니다.
그 밖에 6개국의 SDGs 발표가 이어졌고, 그 중 아무래도 북한의 발표내용이 생각보다 체계적이고 내년까지 5개년간 과학기술, 경제, 그리고 시민(인민)이 같이 SDGs를 국가발전목표와 연결하여 실행하고자 하는 제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방식이 눈에 띠었습니다. 또한 인민중심의 사회주의 국가답게 ‘Leaving no one behind’란 UN SDGs의 가치를 위해 노동자가 모든 것, 모든 이익의 주인이라고 천명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ODA(개발원조)에 대한 설명 위주로 발표가 된 듯 합니다.
오후는 동북아포럼의 다자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통해 네 가지 2030 SDGs 실천을 위한지역 로드맵에 대해 각자의 경험을 나누고 목표를 당사자간에 조율하는 세션(분임토의)을 가졌습니다. 먼저 주제발표 4개(평등, 복원사회, 환경, 참여) 중 한국의 사례(장애인의 주체적 참여경험)를 시작으로 나머지 사례를 들었습니만, 역시 한국의 사례가 가장 구체적이고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어 주제별 4개 그룹으로 분임토의를 가졌고, 제가 참석한 Building resilient society(복원사회만들기)는 절반이 몽골분들이었고, 러시아극동대학 국제관계학전공(영어 능통) 학생 2명과 지도교수도 참석하였습니다. 한국의 외교부 사무관과 함께 특히 북한의 두 분도 참석하여 각국의 Best practice를 이야기 하였습니다. 김성은(ESCAP 동북아사무소) 기획담당관이 발표자료 정리를 양식에 맞춰 직접 작성하여 다음날 마지막 세션의 분임토의 결과 발표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체사진은 찍었는데, 전달받지를 못했네요.)
포럼 첫날의 공식행사는 (칭따오와 하이트맥주, 그리고 와인 허용된) 환영리셉션과 함께 마무리 되었으나, 이후 저녁 7시 반부터 2시간 정도 <2019 동북아 시민사회 네트워크 미팅>을 따로 가졌습니다. 윤경효 시민넷 사무국장이 마지막날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를 담은 성명서 발표를 위해 모두 설명과 함께 전체 토론을 잘 이끌었습니다. UN ESCAP 동북아 사무소의 Ms. Nobuko 의 더 많은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경비)지원노력을 포함 각국의 다양한 목소리 – 러시아만 빼고 –를 들을 수 있었고 저도 한공협이란 경제협의단체 자격으로 이번 포럼에서 잘 눈에 띠지 않았던 민간(경제)영역(Private sectors)에 대한 아쉬움에 대해 공정무역이나 협동조함,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경제(Social economy) 주체들도 SDGs 17개 목표과제 실천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각국을 대표해서 직접 성명서 작성을 맡은 분들도 애 많이 쓰셨습니다.
세째날(수요일)
공식적인 포럼 둘째 날, 오전 세션 꼭지는 행사를 주관한 장소인 극동연방대학(FEFU) PANOVA 부총장이 사회를 맡아 러시아의 국가적인 SDGs 실천과 NVR(국가보고서) 실행과정에 대한 발제가 있었으나 PPT 없이 거의 가져온 원고를 낭독하는 정도에다 통계분석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 정도라 실망이 컸습니다. 아직 실질적인 달성노력이나 시민사회단체와의 협업까지는 갈 길이 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SDGs 실천에 대한 사업영역(기업)의 참여 사례 몇 가지도 다국적기업(Sakhalin Energy)의 실천사례, 통신사(MTS)의 직원 동영상 등의 내용이라 역시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무언가를 하고는 있다는 어필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오후부터는 개인적으로 통역보조(?) 역할을 하게 되어 현장에 있지 못하고 6층의 통역부스에 가서 전문통역사(김병수님)와 번갈아 가며 부족하나마 손을 거들었습니다. 순차통역도 아니고 난생처음 하는 동시통역이라 화면과 발표자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서로 중첩이 되어 진땀을 뺐습니다. 모쪼록 제가 맡은 부분 통역이 매끄럽지 않았다면 온전히 제 책임이니 너그럽게 들어주셨기를 바래봅니다.
오후 세션은 크게 세 꼭지였습니다. 먼저 동북아 장애인 관점에서 SDGs에서 ‘Leaving no one behind(아무도 소외되지 않게)’란 가치를 어떻게 실행할 수 있는지 한국, 중국, 몽골, 러시아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노들센터 대표의 현장감 있는 힘있는 목소리가 돋보였습니다. 두 번째 세션은 SDGs 하위 지역 내 비용지원(예산)과 실행 관점에서 ESCAP에서 발표가 있었습니다. 통역을 하느라 내용에 보다 집중한다 했지만,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지 않아 그다지 실효성은 담보하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다만, 재정지원 역시 일차적으로는 개발도상국 참가자들에게 우선순위를 두고 전반적으로 국가차원과 ESCAP 차원에서 민간부분 참가자가 보다 확대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 세션은 다자이해당사자의 참여를 통한 SDGs 실천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와 다중이해관계자가 어떻게 협력하고 파트너쉽을 만들어야 할 지를 전날 4개 그룹 분임토의 결과 발표를 통해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각국 대표(정부관계자)의 제언을 한마디씩 들어보면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폐막에 앞서 전날 저녁 별도로 가졌던 ‘동북아 시민사회 네트워크 미팅’의 결과를 ‘성명서’에 담아 UN ESCAP과 각국 정부에게 낭독하는 것으로 이틀간의 포럼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참고로 시민사회단체의 성명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동북아 SDGs 달성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동북아 하위지역포럼의 결과가 아태지역포럼의 과정에 제대로 논의되고 진지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2. 보다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논의를 위해, UN ESCAP과 각국 정부가 시민사회포럼을 동북아 하위지역포럼 전 날 별도로 가질 수 있도록 한다.
3. Best Practices(좋은 사례)를 나누기 위한 동북아지역 6개국 시민사회단체의 특별 세션이 공식적인 아젠다로 배정되도록 한다.
4. 동북아 SDGs MSH 포럼에 실효성 있는 다자지속참여체계를 마련하도록 요구한다.
5. 책임 있는 정부당국자의 참여와 법제화되어 작동하는 다중이해관계자 플랫폼을 지방과 국가단위에서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마지막 밤 저녁 식사 대신 3시간의 쇼핑자유시간을 기대하고 30여명이 대절한 버스를 타고 한 시간 걸려 도착한 곳은 세덴카의 한 쇼핑몰이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기대한 블라디보스톡 시내 관광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 이었습니다. 여기서 의기투합한 다섯 명의 한국인과 여섯 명의 일본인은 현지버스를 갈아타면서 - 112번에서 60번 버스로 갈아 탔는데 요금은 각각 28루블 이었습니다 – 러시아말도 통하지 않았지만 구글 통역기 등 우여곡절 끝에 블라디보스톡 기차역 부근 중심상가에 도착한 시간은 밤 7시 반이 이미 훌쩍 넘었습니다. 우리 다섯 명은 현지 전통음식점에서 저녁을 함께 한 뒤 같은 건물 1층의 상점에서 선물 몇 가지를 고른 뒤 보수중인 러시아정교성당 광장에서 짧은 저녁 산책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15번 버스를 타고 극동연방대학 후문에서 내려 숙소로 돌아오니 밤 11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내년 동북아포럼에서는 자유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도록 고려해 주면 좋을 듯 합니다. 사족을 하나 단다면 체크아웃 시 신용카드가 잘 되지 않고 미화로도 결제할 수 없을 경우 현지 화폐가 충분치 않다면 낭패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사전에 적어도 호텔숙박비 정도는 현지 화폐로 환전해 오면 좋겠습니다.
바라는 점
SDGs의 17개 목표와 공정무역의 10원칙이 공유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향후 공정무역과의 연계지점에 있어 지표와 실천과제를 어떻게 가져갈 수 있을 지 보다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번에는 제가 일하는 공정무역(Fair Trade) 같은 공익적인 가치를 함께 추구하고자 하는 사회적경제 등 민간영역(Private sectors)과 비영리기관 시민사회단체를 포함하여 좀 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보다 많은 참여 기회를 갖기를 희망해 봅니다. 그리고 그 동북아포럼이 평화의 시대를 지향하는 바로 이 한반도에서 다시 열리기를 바래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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