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의 전제조건으로 SDG 16 투명성, 책무성, 시민참여 제도화 강조
- SDGs는 시민참여정치를 촉진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
글/ 윤경효 한국 시민사회 SDGs 네트워크 (SDGs 시민넷) 사무국장
▲ SDG 16 모니터링을 위한 데이터 구축 방안 사이드이벤트 현장 ⓒ 윤경효
유엔의 SDGs 점검 사이클에 따르면, 2017년 올해 점검 주제는 SDG 1(빈곤퇴치), SDG 2(식량농업), SDG 3(보건의료), SDG 5(성평등), SDG 9(산업혁신), SDG 14(해양생태계), SDG 17(이행수단) 등 총 7개 목표이다.
그런데, 각 목표별로 점검하는 공식회의 석상에서 매번 투명하고 책임있는 제도 구축, 시민참여 강화 등 SDG 16(평화와 제도)이 해당 목표를 이행하는데 전제되어야 한다는 발제자들의 발언들이 쏟아졌다. SDG 16번을 범 점검 목표로써 매해 다루어야 한다는 제안들이었다.
또한, 7/10(월)~7/19(수)까지 지난 8일 동안 진행된 유엔 고위급 정치포럼(HLPF)에서 열린 175개 이상의 사이드이벤트(side event) 중, SDG 16과 관련한 회의가 17개(약 10%)나 된다.
<2017년 유엔 SDGs 고위급정치포럼 SDG 16 관련 사이드이벤트 현황>
No |
회의명 |
1 |
Still Left Behind: Women’s Rights Groups' Participation and Leadership in UN and SDG Implementation Decision‐Making |
2 |
The importance of country level multi-stakeholder partnerships in a changing development landscape |
3 |
MAKING DEVELOPMENT SMART AND INCLUSIVE: HOW ACCESS TO INFORMATION CAN DELIVER THE SDGs |
4 |
Participation: What a Day to End Poverty Can Accomplish? Making the participation of those furthest behind a transformational tool to eradicate poverty |
5 |
Multi-stakeholder engagement in national reviews: a dialogue between VNR Countries and Major Groups and other Stakeholders |
6 |
“MEASURING PEACEFUL, JUST AND INCLUSIVE SOCIETIES: LAUNCH OF THE INAUGURAL SDG16 GLOBAL DATA REPORT |
7 |
Participation: What a Day to End Poverty Can Accomplish? Making the participation of those furthest behind a transformational tool to eradicate poverty |
8 |
Beyond VNRs: Global Workshop on Civil Society Reporting for SDG16 |
9 |
Progress of SDGs in East Asian Context: from the view of civil society in South Korea and Japan Specifically on SDGs 16 & 17 |
10 |
Open, inclusive, participatory and transparent”: How can voluntary national reviews support the pledge to “leave no one behind” in implementing the 2030 Agenda? |
11 |
Public Governance for prosperity and inclusiveness: Launch of the OECD Government at a Glance 2017 (fifth edition) |
12 |
Pathfinders for Peaceful, Just and Inclusive Societies ‐Launch of the Roadmap for the Delivery of Peaceful, Just and Inclusive Societies |
13 |
Leave no‐one behind: Ensuring inclusive SDG progress |
14 |
Leaving no one behind in decision-making: Setting the example in the SDG era |
15 |
Participation of all: The case of women and the elderly |
16 |
Accelerating Inclusive and Sustainable Development in Landlocked Developing Countries (LLDCs) Through Structural Transformation: Pursuing Policy at the Nexus of Infrastructure and Industrialization |
17 |
High-level consultation of the roadmap for a peaceful, just and inclusive societies |
대부분이 포용적인 SDGs 이행을 위해 시민참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한편, 정보접근성과 투명성, 포용성 실현을 위한 구별 통계데이터 구축이 관건이라는 논지가 주를 이루었다. 특히, 2016년 22개국, 2017년 44개국 등 총 66개국이 자발적 국가보고서(VNR: Voluntary National Review)을 제출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포용적인 시민참여가 시기적으로나 절차적으로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점들이 지적되며, 공식적이고 보다 열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구조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 주된 화제였다.
▲ 자발적 국가보고서 과정에서의 시민사회 참여 현황 공유 사이드 이벤트 현장 ⓒ 윤경효
SDG 16번은 사회 내 폭력근절을 위한 사법정의 실현, 참여적이고 대표성 있는 의사결정구조, 정보접근성 등 사법제도와 거버넌스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실상,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정치구조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가 21세기 새로운 ‘인류 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치비전인 만큼, 이를 작동시키는 정치구조도 새로운 단계로 진화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2016년 10월 말부터 2017년 5월까지 한국의 사회는 SDG 16번이 지향하는 가치를 몸소 구현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5월 시민의 의지로 새롭게 탄생한 대통령은 투명한 정보공개 및 소통, 법에 의한 정치,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한 ‘적폐청산’을 최대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앞으로 5년 후 우리나라의 SDG 16의 지표가 얼마만큼 진전을 이루게 될지 기대된다.
다만, 시민참여와 관련하여, 주요 이슈사안에 대한 국민투표, 국민소환제도 등 단발적인 참여제도나 의견수렴 방법만이 주로 논의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4년에 한 번씩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제도만으로는 민주주의 구현이 어렵기에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이 직접 의사를 표시하거나 문제가 있는 대표자들을 중간에 소환하는 방안을 두는 것에 반대를 하는 것은 아니나, 그 방법과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현실적으로 제도를 활용하고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다. 현황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지방정부 단위에서 이미 실시되고 있는 주민투표, 주민소송, 주민소환제도 등이 시작이 쉽지 않고, 중도에 중단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사후 시민참여 보다는 사전 정책 의사결정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한데, 현재 우리나라 제도로는 ‘정부위원회’가 있다. 대개가 자문위원회 성격으로, 정부가 수립한 정책사업 관련하여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공식적으로 자문의견을 수렴하는 행정 거버넌스 제도이다. 그런데, 행정 전문성을 개선하기 위한 자문 기능에 불과한데다 정부위원회에 참여하는 위원들도 대개가 학계, 과학기술계 전문가들로 이루어져, 시민의견을 반영하는 시민참여제도라고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시민사회에서는 ‘정부위원회’ 위원 선정시 포용성과 대표성 기준 강화 등 ‘정부위원회 제도의 개선’, 주요 정책에 대한 다양한 토론과 그 결과가 반영되는 ‘숙의 공론화 장의 제도화’를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가칭)국가 지속가능발전포럼’ 등 정기적으로 정부와 시민사회가 정부의 각 분야별 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그 결과와 후속조치를 언제나 확인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정책 참여 플랫폼’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지속가능발전 목표(SDGs)는 전 세계 국가들이 21세기 인류 발전을 위하여 2030년까지 무엇을 지향하고 실천해야 할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다. ‘국민주도 정부’를 표방한 새로운 정부가 진일보한 참여제도로 글로벌 사회와 함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정치ㆍ행정ㆍ사법제도 기반 마련에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