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를 맞은 ‘동북아 이해관계자 SDGs 포럼’, 이제는 실천을 이끄는 각성이 이루어지는 논의의 장으로 거듭나야
글 / 윤경효 (사)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 사무국장·SDGs시민넷 사무국장·동북아 시민사회 Focal Point
지난 2019년 10월 15일(화)~10/16(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제3회 동북아 이해관계자 SDGs 포럼>(이하 ‘동북아 포럼’)이 개최되었다. 한국, 중국, 일본, 몽골, 북한, 러시아 6개국의 정부, 학계, 시민사회, 기업, 국제기구 관계자 160여 명이 참석했는데, 시민사회 관계자가 40여명으로 역대 가장 많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학계 및 국제기구 등 전문가, 국제개발협력 관계자들이 주로 많이 참여했는데, 올해는 시민사회, 특히 각 나라에서 정책을 다루고 현장운동을 전개하는 활동가들이 많이 참여해 이전보다 역동적인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동북아 포럼의 가장 큰 매력이자 특이점은 우선, 정부, 시민사회, 학계, 기업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서 같은 주제를 두고 대등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하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북한의 SDGs 관련 대응 동향을 가장 가까이에서 공유할 수 있고, 연해주 등 극동아시아 지역 일원으로써 러시아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태지역회의에서는 워낙 많은 국가들이 참여해 북한의 존재가 드러나기 어렵고, 러시아는 유럽 및 중앙아시아 지역회의에 참여하기 때문에 아태지역회의에서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동북아 포럼에서는 지난 유엔 SDGs 고위급 정치포럼(HLPF: High Level Political Forum)(7월)과 SDGs 정상회의(9월)의 주요 논의결과와 아태지역의 11개 우선협력분야의 이행현황과 각 국의 이행현황을 공유했다. 특히, 2020년 자발적 국가보고서(VNR: Voluntary National Review)를 제출할 예정인 북한과 러시아의 발표에 초점이 맞춰졌다.
동북아 6개국, 도시·기후변화·육상생태계 목표 이행 후퇴...여전히 자원 소비적인 경제개발과 성장 정책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는 반증
유엔아태지역사무소(UNESCAP)의 동북아 6개국의 2019년 SDGs 이행현황 발표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데이터가 부족해 이행 현황 진단이 어려운 가운데, 현재 가용 데이터만을 가지고 평가한 결과, 도시(SDG 11), 기후변화(SDG 13), 육상생태계(SDG 15) 등 3개 목표의 경우,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내용을 보면, 도시의 대기질 및 쓰레기처리, 기후변화대응 국가정책 주류화, 내륙담수생태계 보호, 생물종 다양성 보존 노력이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로 환경분야 관련 목표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자원 소비적인 경제개발정책이 횡행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동북아 5개국, 지구 기후변화의 원흉...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및 아태 평균보다 높아
유엔의 글로벌 SDGs 이행 현황 보고서(2019)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시대 이전 보다 이미 1℃ 이상 상승해, 1.5℃ 기온 상승폭 제한 기준에 거의 육박한 상황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불과 20년도 안되어 세계적으로 멸정위기종 수가 약 2.5배 증가(한국의 경우 약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어, 인류가 보다 나은 삶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할 때임을 경고하고 있는 상황인데, 북한을 제외한 동북아 5개국의 1인당 온실가스배출량은 전 세계 및 아태지역 평균 배출량 보다 높은 상황이다. 동북아 국가들의 기후변화대응 노력에 따라 미래세대의 삶이 빛이 될 것인지 어둠이 될 것인지가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동북아 차원의 적극적이고 시급한 공동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동북아의 기후행동을 위한 논의 부족...여전히 SDGs 이행 촉진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적 대안 모색 미흡
이번 포럼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동북아 SDGs 이행 현황에 기반한 공동의 우선 실천과제 모색을 위한 노력이 여전히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해 SDGs 이행 현황 보고서를 보면, 동북아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등 환경분야 관련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된 논의가 프로그램을 통해 적절히 그리고 충분히 마련되지 못했다. UNESCAP은 동북아의 다양한 참석자들에게 최소한 동북아 국가들이 지구 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각성하도록 해, 당장 에너지, 물, 쓰레기 등 자원소비 절감을 위한 적극적인 실천을 고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어야 했다. 유엔이 정말로 세계를 지속가능한 사회로 전환시키는 글로벌 거버넌스 기구로 자리매김하려면 말이다.
에너지, 물, 쓰레기 등 자원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전기·난방·수도·쓰레기처리 비용 인상 등 자원 소비 규제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그리고 기후변화대응 경제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경제정책(예: 에너지 고소비 산업 규제), 사회보장정책(예: 저소득층의 에너지 접근성), 노동정책(예: 친환경기술직종 직업훈련) 등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면, 현실에서 적용할 수 있는 보다 통합적인 해결책들을 도출해 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학자들이나 익숙한 복잡한 도표와 그래프 대신 현장에서의 문제해결 중심 사례와 지혜에 초점을 맞춘 발표가 많다면, 보다 많은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교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동북아 시민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동북아 포럼이 보다 실천적인 논의의 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선, 동북아 포럼 준비과정에서부터 시민사회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참여 체계 구축, 사이드이벤트 등 다양한 주체들의 자발적 프로그램 마련 활성화, 동북아 시민사회포럼 지원을 통한 다양한 사회적 관점 활성화를 요청한 바 있다.
다행히, UNESCAP이 향후 동북아 포럼 준비과정에 동북아 시민사회와 협의하겠다고 응답해, 변화를 위한 한걸음을 내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동북아 이해관계자 SDGs 포럼(North East Asia Multi-stakeholder Forum on SDGs)’은 유엔 아태지역사무소(UNESCAP)가 매년 3월 개최하는 <아태 지속가능발전포럼(APFSD)>의 사전 준비회의로써 중앙아시아,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태평양 등 총 5개 소지역별로 매년 하반기에 개최하는 이행점검 과정의 일부이다. 동북아시아 점검회의에는 한국, 중국, 일본, 몽골, 북한, 러시아 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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