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참여가 '의미있는' 결과를 만든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정책센터 대리 이하늬
제 2회 유엔 아시아 태평양 경제 사회 위원회UN ESCAP) 동북아 지속가능발전목표(이하 SDGs) 이해관계자 포럼이 9월 5일 ~ 6일 양일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최되었다. 아침 일찍 회의장으로 가는 길, 9월의 초입임에도 몽골은 이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시린 바람이 불었다. 13층의 호텔방에서 창문을 열었을 때 마주했던 맑고도 상쾌한 공기는 걸어가는 도보 위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심한 교통난과 오래된 차가 내뿜는 매연이 오히려 나를 반겼다. 예전에 한국에서 사용했던 버스들이 한글 표기 된 목적지도 떼지않은 채 매연을 뿜어내며 달려가는 모습을 보니 괜시리 마음마저 날씨처럼 흐려졌다. 발전의 양면 중에 한 면을 첫 날 겪었다.
울란바토르 거리와 대우(DAEWOO) 버스 @KCOC
회의는 영어와 몽골어로 진행되었고 참석자 리스트를 통해 6개국(중국, 일본, 몽골, 러시아, 북한, 대한민국)에서 총 150명 가량이 등록 신청을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요 참석자를 보면, 중국은 학계와 시민사회(환경, 청소년), 일본은 주몽골일본대사관과 시민사회(협의회, 환경, 노동조합), 러시아는 평화관련 국제 재단, 북한에서는 주몽골북한대사관, 그리고 몽골에서는 정부기관, 학계, 시민사회를 포함하여 다수 이해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외교부, KOICA 본부와 몽골 사무소, 기후변화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피스모모, 교육연대체 씨앗(CIATE),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굿네이버스 몽골, 어린이재단,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가 참석했습니다.
전체 회의 참석자 사진 @UN ESCAP
몽골 총리를 비롯한 주요 인사들의 축사에 이어 제프리삭스의 기조 연설이 있었습니다. 전화연결로 진행되었으며 그는 경제 번영, 사회적 표용, 지속가능한 환경의 구조적 균형을 강조하며 모든 국가 와 정부들이 지역 현황에 대한 파악,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SDSN에서 매년 발표하는 SDGs 인덱스 1 2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이 인덱스를 통해 국별 이행 정도를 지표를 활용하여 측정하고 도전 과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음을 덧붙여 설명하며 몽골에 대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환경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부분에 대한 코멘트가 눈에 띄었고, 몽골은 내륙국으로써 지역 찿원에서 다른 동북아 국가들과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해야한다는 주장에서도 강조된 부분입니다. 특히 중국의 2025 에너지 전략을 좋은 사례로 언급하며 중국과의 긴밀한 협력, 전략 벤치 마킹 등을 제시했는데 지리적인 측면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민감할 수 있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하는 몽골의 입장이 개인적으로 궁금해졌다.
기조 연설이 끝나고 동북아지역의 2030아젠다 이행에 대한 검토 세션이 이어졌다. 첫번째로 UN ESCAP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차원에서의 SDGs 이행 모니터링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면서 글로벌 차원에서 그리고 지역 차원에서의 모니터링 과정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고 아시아태평양 포럼의 기능과 논의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지역적 협력, 조정 기능의 확대, 지식 공유를 주요 목적으로 2017년 수립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SDGs 이행 로드맵을 설명하였고 데이터, 통계, 기술, 남북 및 남남 파트너십, 재원, 정책의 일관성을 그 이행 수단으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슬로건 이행, 재난 경감 대응과 회복력 구축, 기후 변화, 국내 차원의 자원 관리와 에너지를 주요 타겟으로 설명했습니다.
Katinka Weinberger, UN ESCAP 환경개발국 @UN ESCAP
잠시 휴식시간. 옆에 앉은 몽골 참석자와 인사를 나누고 커피가 준비되어있다는 말에 쏜살같이 로비로 나갔다. 집중력을 위해 뭔가 자극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몽골 커피는 굉장히 맛있었고, 주최측에서 준비해 준 다과도 지금껏 참석했던 국제 회의 중에 가장 맛있었다. 몽골의 제빵 기술이 매우 훌륭함을 느끼며 설문조사 용지를 나누어주었는데 만족도 10점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본격적으로 국별 모니터링 시간이 시작되었다. 첫번째 발표는 UN ESCAP에서 지역 차원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동북아 국가들을 비교하면서 현황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동북아 6개국 중 4개국(일본, 대한민국, 중국, 러시아)은 경제 발전 측면에서 높은 순위에 있어 몽골, 북한과의 국별 격차를 보여주었고, 경제 성장이 빠르게 이루어진 몽골에서 도농간 격차의 심각성, 빈곤층의 증가, 환경 오염의 심각성 등 경제 발전 이면에 있는 사회적, 환경적 측면에서의 후퇴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른 몽골 관계자들의 발표에서도 몽골의 경제 발전을 언급하며 사회적 환경적 균형을 이야기했는데, 경제 부분 자체에서의 균형에 대한 필요성은 어떻게 보는지, 즉 경제 성장률과는 별도로 2017년부터 몽골에 들어온 IMF 구제 금융 지원과 현재 부채 규모까지 아우르는 전체적인 측면에서의 경제 발전 균형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전문가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두번째 발표는 일본 외교부에서 SDGs 이행을 위한 정부 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정부가 수립한 이행원칙, 이를 토대로 마련한 SDGs 액션 플랜 그리고 일본식 모델 수립과 확장을 차례로 설명하며 기업, 지방정부, CSO 대상으로 수여한 SDGs 시상, 각종 부대 행사들의 내용이었는데 이러한 홍보 내용의 발제를 들으니 다음에 이어질 한국 정부의 발제가 걱정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한국 외교부에서 발제자로 오신 이소리 개발협력국 사무관님은 2019년 유엔 고위급정치포럼(HLPF) 중점 목표별 한국 정부 이행 현황을 전반적으로 공유하였다. 또한 정책과 철학적 가치 문제, 범정부차원에서의 SDGs 이행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 체계화 되지 않은 정책 시스템과 인지 제고 노력 부족에 대한 향후 도전과제들을 언급하며 마무리지었다. 마지막 순서는 러시아였는데 1개의 슬라이드로 매우 짧은 이행 현황 공유로 발제가 끝났다. 3
이소리 사무관, 한국 외교부 개발정책과 @KCOC
질의응답과 코멘트 시간이 이어졌는데 첫번째 질문은 한국과 일본 정부에 향했다. 시민사회의 참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질문에 한국은 정부 위원회에서의 민간 위원 참여와 정책 결정에 의견 개진, 시민사회와 논의의 장을 만들고 있는 부분을 포함해 HLPF 부대 행사등의 활동을 공유했고(사실 SDGs 관련해서 시민사회와의 정례화(regularly)된 논의의 장이라 표현하셨는데 이 부분에 대한 시민사회 입장은 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SDGs 이행에 있어서 국내 차원과 국제 차원 이행과 모니터링을 하는 정부부처가 이원화되어 있고, 국제 차원에서 의견 개진을 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정책 결정에 반영이 되는지에 여부도 따로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정부차원에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으며, 담백하고 명확하게 응답을 해주신 부분에 박수를 보냈다(뒤이어 응답을 하지 못한 일본 정부와 이를 대신해 응답한 일본 시민사회의 모습이 대조적이었다). 한국 시민사회에서는 K-SDGs와 K-MGoS 4 과정을 소개하며 시민사회 참여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고, 이 과정에서 시간적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데이터 세분화에 대한 의견, 환경 문제와, 정부-민간의 격차와 기업 협력(관련해서 KOICA는 CTS 사업을 소개하였다), UN ESCAP 동북아회의의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고 지속가능한 포럼 개최를 위해 지금까지 논의한 동북아 차원의 흐름을 토대로 공동 목표와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논의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깨달음과 국제 회의에 대표로 참석한다는 의미는 단순한 '참여'자체의 의미보다 실질적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의미있는-내용있는' 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깨달음으로 마무리가 된 첫째날이었다. 5
일본 정부에 대한 질의에 대신 대답하는 일본 시민사회 @KCOC
- UN 사무총장 산하 2012년부터 시작된 UN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로 과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파리기후협약과 SDGs 이행 솔루션 제공을 목적으로 함. [본문으로]
- SDG INDEX AND DASHBOARDS REPORT 2018, July, 2018 [본문으로]
- 유엔 고위급정치포럼에서는 매년 SDG 17개 목표 중점 목표를 정해 매년 7월 중점 목표에 대한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2019년 중점 목표는 교육(4),일자리(8), 불평등(10), 기후변화(13), 평화와 정의(16) 이다. [본문으로]
- UN SDGs와 연계하여 한국에 적용할 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K-SDGs) [본문으로]
- SDGs 논의 주요 주체로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MGoS)의 국내 모델(K-SDG 수립 논의 주체로 참여)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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