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PF 뉴스레터 (07.09. 일요일) :
고위급정치포럼(HLPF) 첫 참가자들을 위한 필수 아이템, 주요그룹 및 이해관계자(MGoS) 사전 준비회의
- HLPF 운영구조, 세계 시민사회의 핵심 이슈에 대한 족집게 학습의 장
09:00 ~ 15:00 MGoS HLPF Pre-Meeting
글/윤경효 (한국 시민사회 SDGs 네트워크 사무국장)
여러 우여곡절 끝에 SDGs시민넷의 대표로 2017년 7월 10일(월)~7월 20일(목)까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고위급정치포럼(HLPF)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를 하던 중, 고위급정치포럼 시민사회 참여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유엔 사무국에서 7월 9일(일) 주요그룹 및 이해관계자(MGoS)사전 준비회의를 할 예정이니, 가능한 처음 회의에 오는 사람들은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안내공지를 받았다. 10일이 넘는 공식 회의일정도 버거운데, 하루 더 시간을 내어야 하니, 참석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HLPF에 참석하는 시민사회 관계자라면, 가능한 꼭 참석할 것을 권하고 싶다. 회의 운영구조 및 참여 방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의 주요 이슈를 사전에 예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동안 공식회의 외에 260여개의 사이드이벤트가 유엔 회의장뿐만 아니라 인근 곳곳에서 열리는데, 회의주제들만 봐서는 도대체 전체적인 맥락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유엔의 공식회의는 너무 형식적이고, 사이드이벤트는 뉴욕까지 올 수 있는 그룹들(소위 재원과 인력이 있는)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이슈 흐름과 괴리가 생길 수 있어 섣불리 판단 근거로 삼기가 곤란하다. 그러니 첫 참석자들에게는 MGoS 사전 준비회의가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일종의 족집게 과외 같은 것이다. 심지어 유엔 사무국의 회의준비과정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을 수 있다...예를 들어 시민사회 참여 규모, 수준, 방법 등에 관련한 회원국과 유엔, 시민사회와의 팽팽한 신경전 등....헐~
올해 MGoS의 주요 주제는 크게 6가지로 구분되었다. 1) MGoS 참여시스템, 2) 시민사회 보고서 작성, 3) 언론보도 및 MGoS 소통시스템, 4) 자발적 국가보고서(VNR: Voluntary National Review) 과정에서의 시민사회 참여, 5) 새로운 이슈 제기, 6) 과학 기반 정책제안.
MGoS 참여시스템의 경우, ‘민주적 거버넌스(Demacratic Governance)’, ‘빈곤퇴치(Poverty Eradication)’, ‘시스템적 장벽(Systemic Barrier)’, ‘책무성(Accountability)'가 핵심 주제어로, 현재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HLPF MGoS 참여 시스템을 충분히 유의미하고 효과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전략과 국가차원의 MGoS 참여시스템 구축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어떠한 공동 노력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고 해결방안에 대한 토의가 이루어졌다.
시민사회 보고서 작성 관련, VNR 준비과정에서 다양한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적절한 시기와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엔 회원국에 요구하는 한편, VNR 대응보고서(shadow report), 시민사회보고서(spotlight report), 성명서(position paper) 등 시민사회가 생산하는 보고서가 ‘공식적’으로 HLPF 회의에서 발표, 논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이슈였다.
한편, SDGs에서 다루고 있지 않지만 중요하게 들여다 봐야할 새로운 이슈들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되었는데, ‘이주(migration)’, ‘기본소득(basic income)’, ‘역성장(degrowth)’, ‘디지털 위기대응력(digital resilience)’, ‘환경 부채(ecological debt)’ 등이 제안되었다.
또한, SDGs가 과학적 증거 기반 정책 수립 및 이행, 점검을 핵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과정에서 주도적 참여를 위해 정보 및 데이터 형성 과정과 구조에 대한 시민사회의 이해제고와 역량강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현재, HLPF를 위한 과학적 증거 구축 논의는 크게 MGoS 그룹 내 과학 및 IT 워킹그룹, 유엔 회원국의 통계청을 중심으로 한 정부간 논의그룹을 통해 진행되고 있으며, 유엔이 개설한 SDGs Knowledge Platform 웹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데이터와 정보를 공개, 수렴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올해 HLPF를 준비하는 글로벌 시민사회의 핵심 전략의제는 정부의 의사결정과정에 시민사회의 참여 공간을 확대하기 위한 정치적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국가 및 지방차원 시민사회그룹의 인식제고와 조직화 문제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제기되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SDGs가 채택된 지 아직 2년이 채 지나지 않은데다, 하향식 의제이기 때문에 확산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한계이고, 다른 하나는 유엔회의에 참석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이 주로 국제이슈를 다루는 그룹들로, 국가의 이슈를 기반으로 한 NGOs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 시민사회 SDGs 네트워크(SDGs시민넷)처럼 국가 이슈와 국제이슈를 연계하여 SDGs에 대응하는 국가단위 시민사회 연대조직은 현재 국제무대에서 많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년 동안 지방의제21 활동이 이어져 오며, 지방차원의 시민사회 참여 플랫폼이 구축된 덕택에 국내 시민사회그룹의 인식제고와 조직화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다. 지난 20년간의 지역 시민사회의 열정과 노력이 새로운 ‘발전’ 운동을 추진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이 되었다는 점을 크게 깨닫는 순간이다.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영국의 브렉시트, 일본의 극우주의 등 주요 강대국들을 위시한 국제 정세는 통합과 파트너십을 주창하는 SDGs 가치와 반대로 가고 있어, SDGs 논의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HLPF의 최고 의사결정문인 장관급 선언문 초안을 보면, 현재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점을 밝힐 뿐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약속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 이는 각국 정부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올해 HLPF의 논의는 어쩌면 정치적으로 큰 성과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맥 빠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지방의제21이 무관심과 여러 도전 속에서도 꿋꿋이 그 길을 걸어 결국 사회적 자산이 되었듯, 오늘의 국제 시민사회의 논의는 내일을 위한 조직화이자 역량강화를 위한 장으로써 충분히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겠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에필로그...현재 시각 새벽 2시 30분...20시간째 눈뜨고 있다...500리터 물 한 병에 2,500원, 샌드위치 쪼가리가 7,000원...태국식 해물볶음밥 1끼 먹으니 팁 포함 3만원이 날아갔다...줸장...잠 못자고, 못 먹으면 세상에서 젤로 불쌍한 넘이라는데....흑...
'한국어 메뉴 > 고위급정치포럼(HLPF)' 카테고리의 다른 글
HLPF 뉴스레터 (07.11. 화요일) [사이드이벤트] 사탕발린 자발적 국가보고서 (0) | 2017.07.13 |
---|---|
HLPF 뉴스레터 (07.11. 화요일) [본회의] SDG1 빈곤퇴치/SDG2 기아종식 이행 점검 (0) | 2017.07.13 |
HLPF 뉴스레터 (07.11. 화요일) [사이드이벤트]아동빈곤 감소를 위한 노력 - 브라질 사례를 중심으로 (0) | 2017.07.13 |
HLPF 뉴스레터 (07.10. 월요일) [사이드이벤트] SDG 이행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Make invisible visible! (0) | 2017.07.13 |
HLPF 뉴스레터 (07.09. 일요일) 주요그룹 및 이해관계자(MGoS) 사전 준비회의 (0) | 2017.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