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PF 뉴스레터 (07.13. 목요일)
SDG 9 산업혁신 | 산업화의 인간화(Humanization of Industrialization)!?
09:00~11:00 Review of SDGs implementation
글/ 윤경효 한국 시민사회 SDGs 네트워크(SDGs시민넷) 사무국장
7/13(목), 첫 번째 공식회의로 SDG 9 ‘산업혁신’ 목표 점검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SDG 9 점검회의는 한 마디로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시간이었다.
‘혁신적이면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화와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필요한 3가지 중요한 실천과제는 무엇인가?
최근 인공지능, 로봇, 가상현실, IT, 바이오엔지니어링 등 모두 나열하기도 힘든 첨단 ‘기술’들이 부상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이곳에서도 관련 이야기가 쏟아지지 않을까 기대했다. ‘4차 산업’과 ‘지속가능발전’을 어떻게 연계할까? 더구나 작년에 국토부에서 ‘스마트 시티’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도시기반시설의 혁신을 천명한 터라 국제사회의 ‘산업혁신’ 담론이 어찌 흘러가는지 파악해야 적절한 정책대응을 할 수 있으리라.
기조발제와 패널들을 면면을 보니, 유엔이 ‘산업혁신’ 주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국제상공회의소 사무총장, 에릭슨(Ericsson)사 사물인터넷관리본부장, 중국에너지기금위원회 부위원장, 우간다 대통령 특별보좌관(여성), 세계시각장애인노동조합 전 회장이 나섰다. 발언자들의 배경에서 짐작하듯, 경제계 인사들로부터 중소기업, IT, 에너지 관련 동향과 과제를 듣고, 젠더와 장애인 관점에서 산업혁신 정책 방향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국제상공회의소에서는 첨단기술개발 및 육성을 위하여 중소기업의 시장접근성을 강화하고, e-Bay 등 전자상거래 무역환경 활성화, 인터넷 정보 제공업자(Internet Contents Provider) 생태계 조성 등이 산업혁신을 위한 우선 추진 과제임을 주장했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사에서는 모바일 앱을 바탕으로 농업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농업용수를 15% 절감하고 비료와 농약 사용량은 30% 줄인 반면 생산량은 50% 증대한 농업 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영농기술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 에너지기금위원회 부위원장은 혁신이 필요한 3가지로 에너지 형태의 혁신, 정보통신기술 활용기반의 혁신, 금융서비스 제공 기반의 혁신을 제시했다.
경제계 인사들이 생산성 증대, 일자리 창출 등 주로 경제 성장과 효율성 관점에서 산업혁신을 이야기한 반면, 우간다의 대통령 특별보좌관과 세계 시각장애인 노조 관계자는 포용적 관점의 산업혁신의 방향을 제시했다. 마리아 키와누카 우간다 대통령 특별보좌관은 단순한 기술혁신만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빈곤퇴치로 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총체적인 접근, 특히 젠더관점에서 기술의 내용, 과정, 혜택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아른트 홀테 전 세계시각장애인노조 회장은 인프라시설의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장애인, 노인, 아동, 임산부 등 보편적인 이동권이 보장되는 교통시스템 등 사회적으로 포용적인 물리적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산업혁신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Humanization of Industrialization. 산업화의 인간화.
발제와 토론을 종합하면, 유엔이 이번 점검회의에서 던지고자 한 화두는 위 두 단어로 정리될 수 있겠다. 그런데, 왠지 우리끼리만 얘기하고 짝짝짝 정리한 그런 기분이다. 성장이냐 포용이냐 치열하게 논쟁이 벌일만한 주제임에도, 별다른 이야기가 없이 회의가 정리되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전환하고 있는 중요한 이 시점에서, ‘인간 중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비전이 충분히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는 듯하여 우려스럽다. 올해 고위급정치포럼의 140여개의 공식 사이드이벤트 주제들을 보면 ‘산업혁신’ 관련 사이드이벤트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찾은 ‘녹색경제(Green Economy)' 관련 사이드이벤트는 결국 취소되었다. 기업/산업계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화요일에 ’비지니스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 하니, 다시 한 번 봐야겠지만, 왠지 기업계의 진짜 속내는 ’세계경제포럼‘이나 국제금융/무역기구들의 정책들을 통해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2016년에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올해 2017년에는 정부 고위관계자와 기업계 관계자들을 보기 힘들다. 어떤 NGO활동가는 ‘고위급 정치포럼’에 ‘고위급(high level)’은 없고 ‘일반인(ground-level)’만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는데, ‘빈곤퇴치와 번영’이라는 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행동주체가 정부와 기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